옥스포드의 볼 “거리” I
Joan Kim
이제는 옥스포드에 초점을 맞춰 도시의 볼 “거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특별히 “거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옥스포드에서는 거리를 따라 정처없이 가다보면 숨은 “볼거리”를 우연히 발견하기 때문이다. 특히 옥스포드 같은 볼거리가 많은 관광지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현지인이 되어 구경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추억이 다르게 만들어진다. 반면 몇 년을 살아도 공부만 한다면서 챙겨보지 않으면 관광객만도 못하게 이 도시를 알 뿐이다.
먼저 옥스포드의 유서 깊은 컬리지(college)들이 밀집해 있는 시내 중심가를 살펴보도록 하자. 사실 상업지구로서 중심지는 Cornmarket Street(콘마켓 스트리트)과 St Aldates Street(세인트 알데이츠 스트리트), High Street(하이 스트리트), Broad Street(브로드 스트리트)이지만, 여기서 Broad Street을 따라 동쪽으로 가면 대학도서관인 Bodleian Library(보들리안 라이브러리)의 건물들인 Old Library(올드 라이브러리)와 New Library(뉴 라이브러리) 건물, 부속 도서관 건물인 Radcliffe Camera(라드클리프 카메라)가 있고, 공연장이자 대학강당에 해당하는 Sheldonian Theatre(셸도니안 극장)가 있다. 이들은 옥스포드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건물들이다. 또한 이 주변에는 역사가 오래된 부자 컬리지들이 오밀조밀 몰려있다. 사실 옥스포드 학생들도 자신들의 컬리지를 제외하고는 다른 컬리지들의 이름과 위치를 잘 모르고, 이 동네 컬리지들이 워낙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에 작정하고 외우지 않으면 모른다.
그 중 “Bridge of Sigh (한숨의 다리)”라는 닉네임 – 베니스에도 같은 이름의 다리가 있다 – 을 가진,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는 구조물로 유명한 Hertford College(허트포드 컬리지)가 있는데, 이 다리 아래로 연인이 함께 지나가면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등의 속설이 있을 정도로 그 아름다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번 보고 싶어하는 컬리지이다. 지난번 옥스포드에 갔을 때에는 마침 일반인들이 소장한 골동품을 감정해 주는, 우리나라의 TV 진품명품과 비슷한 BBC의 유명한 프로그램인 Antiques Roadshow(안티크 로드쇼)가 이 곳에서 열렸다. 이 프로그램이 촬영되는 장소가 주로 영국의 고성이나 귀족의 저택과 같은 명성이 있는 곳이므로, 이 프로그램이 여기에서 열렸다는 것은 Hertford College가 바로 그렇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주변에는 또 All Souls College(올 소울즈 컬리지), New College (뉴 컬리지)가 있다. 대부분의 옥스포드 컬리지들은 악기를 다룰 줄 아는 학생들이 컬리지 내에서 연주할 수 있도록 피아노는 물론 기본적인 연주시설과 공간을 갖추고 있는데, 특히 New College는 이름과 달리 역사가 620년이나 된 오래된 컬리지로, 소년으로만 구성된 Choir(교회 합창단)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옥스포드 도서관 중 하나인 Radcliffe Camera(라드클리프 카메라) 바로 옆에는 관광객들이 놓치기 쉬운 숨겨진 명소가 있는데, Radcliffe Camera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뒤를 돌아보면 High Street(하이 스트리트) 방면으로 서 있는 University Church of St Mary Church the Virgin (세인트 메리 교회)가 바로 그곳이다. 이 곳 1층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인 “Vaults and Garden(볼츠 앤 가든; 둥근 아치 천장의 교회 공간을 의미하는 볼트와 정원)” 에서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이곳은 옥스포드를 대표하는 중세의 거대한 교회 속 작은 공간을 자연스럽고 소박하게 개조하였다. 이는 교회가 상업화되는 현장이기도 하지만, 여름날 그 앞뜰 잔디밭에서 차를 마시는 것은 옥스포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작은 특혜라 할 수도 하다.
이 동네가 워낙 오래된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다 보니 그 세월의 무게 앞에서 왠지 숙연해지고 침잠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관광지이지만 이상할 정도로 번잡스럽지 않고 고즈넉하다. 특히 Brasenose College(브라스노스 컬리지)가 있는 Brasenose Lane(브라스노즈 레인), 그 안쪽으로 Lincoln(링컨 컬리지), Exeter(엑스터 컬리지), Jesus College(지저스 컬리지)가 있는 Turl Street(터얼 스트리트), Ship Street(쉽 스트리트) 등은 그야말로 잠시나마 조용히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거리이다.
또한 근처 Broad Street(브로드 스트리트) 주변에는 Balliol College(밸리올 컬리지), Trinity College(트리니티 컬리지)가 있다. Broad Street는 이름 그대로 컬리지들은 물론 옥스포드의 오랜 상가들이 즐비한 넓은 길인데, 이곳의 명소는 단연 Blackwell(블랙웰) 서점이다. 서점이 무슨 볼거리인가 싶겠지만 Blackwell 서점은 옥스포드를 거점으로 한 서점이자 출판사로서 옥스포드 매장은 그 역사를 말해준다. 1879년 옥스포드에서 Mr Benjamin Henry Blackwell(벤자민 헨리 블랙웰)에 의해 시작된 이 서점은 현재 영국 내에서는 물론, 또 세계적인 온라인 서점이자 출판사가 되었다 (www.blackwell.co.uk 참조). 이 서점 내에 Trinity College(트리니티 컬리지)의 학장의 이름을 딴 Norrington Room(노링턴 룸)은 1966년 처음 공개되었을 때 5km 서가와 930㎡의, 책을 파는 가장 큰 단일 공간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 곳은 영국집들의 불가사의한 공간사용과 상상을 초월하는 공간확대를 경험할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관광객들은 이 곳이 그냥 서점일 것으로 생각하고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오래된 아담한 사이즈의 전면출입구를 통과하여 1층(ground floor)에서 지하로 들어서면, 과장해서 우리나라의 광화문 교보문고와 같이 펼쳐진 탁 트인 공간이 갑자기 나타난다. 이런 식으로 총 5층의 블랙웰 서점은 취급하는 책의 양도 엄청날 뿐 아니라 장소 자체가 마술과 같은 곳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책을 사지만 또 하나의 역사가 숨쉬는 도서관으로 이용한다. 물론 카페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본점 건너편에는 음악, 미술 서적들을 따로 취급하는 Blackwell Art(블랙웰 아트)가 있는데 이 역시도 흐뭇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다음 편에도 이어서 옥스포드의 거리를 중심으로 컬리지들과 명소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관련 링크
옥스포드의 볼 "거리" II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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