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an Kim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류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자문화가 아닌 타문화)에서 살 때 가장 먼저 적응해야 하는 것이 의식주 문제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적응하기 힘들고 오래 걸리는 것이 먹는 문제일 것이다. 왜냐하면 먹는 것은 어릴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체화된 것이고 그것을 바꾼다는 것은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은 아무리 글로벌화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동질감이 증가하고 있다 해도 문화별로 가장 차이가 많은 것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한국사람이면 한국음식’처럼 자신의 문화에서 먹던 음식만을 고집하는 것은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기회를 없애는 무심하거나, 게으르거나 아니면 오만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된다. 따라서 조금씩 다른 나라의 음식문화에 관심을 갖고 먹어보거나 만들어보는 시도를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요즘에는 이러한 우려와는 반대로 다양한 문화의 요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즐기며 심지어 전문가 수준에 이르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음식과 요리, 음식점에 대해서 소식을 전하려고 한다.
주부로서 영국에 와서 가장 먼저 필요했던 물건 중 하나가 주방용품이었다. 당장 라면이라도 끓여 먹더라도 냄비며 그릇, 칼, 숟갈, 젓가락, 보관용기 등이 필요하다. 일단 아쉬운 대로 대형매장(영국에서는 TESCO(테스코), Sainsbury’s(세인즈베리스), Marks & Spencer(막스 앤 스펜서) 등과 같은 전국적인 지점망을 가진 대중적인 매장을 Superstore(수퍼스토어)라고 부른다)에 가서 저렴한 제품들을 사서 쓰고, 시간을 두고 마음에 드는 믿을 만한 제품을 사기로 하였다. 마침 이런 나의 계획에 도움을 주는 기사를 발견하였는데, “Homes and Antiques(홈즈 엔 앤틱스)” 잡지 부록에 Rachel Wood(레이첼 우드)라는 분이 선정한 “50 Kitchen Classics(50개의 주방 클래식)” 이었다. 이 기사에 의거해 영국의 보통 사람들이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해 온 주방용품을 소개해 본다.
영국의 클래식 주방용품 50선 (출처: "Homes and Antiques 부록")
<표> 영국의 클래식 주방용품 50선
| 항목 | 판매처 (홈페이지 및 연락처) |
가격 (£1= 2,000원) | |
| 1 | Oxo ‘Y’ peeler 옥소의 Y자 껍질깎기 |
oxo.com | £ 4.50 |
| 2 | Nigella Lawson measuring cups 나이젤러 로슨의 계량컵 |
blisshome.co.uk | £ 30 |
| 3 | Alessi ‘Bird’ kettle 알레시의 ‘새’ 주전자 |
alessi.com | £ 80 |
| 4 | Butcher’s stripe apron 푸주꾼 줄무늬 앞치마 |
johnlewis.com | £ 14 |
| 5 | Le Creuset casserole 르쿠르제의 캐러롤(찜냄비) |
lecreuset.co.uk | £ 50 |
| 6 | Brabantia bin 브라반티아의 쓰레기통 |
major department store | £ 180 (50리터) |
| 7 | Le Parfait jar 르파르페의 유리보관용기 |
johnlewis.com | £ 7.50 (3개) (0.5 리터) |
| 8 | Linen tea towels 티 타월 |
davidmellordesign.co.uk | £ 6.50 각각 |
| 9 | Corkscrew 와인병따개 |
johnlewis.com | £ 6 |
| 10 | Cornish Blue jug 코니시 블루의 주전자 |
edwardschina.co.uk | £ 12.75 |
| 11 | ‘Black Toast’ 8.5 cm Plate 엠마브리지워터의 ‘블랙토스트’ 접시 |
emmabridgewater.co.uk | £ 12.95 |
| 12 | Silicone pastry brush 실리콘 패스트리 붓 |
kitchencraft.co.uk | £ 3.49 |
| 13 | Pyrex jug 파이렉스의 계량주전자 |
cook shops | £ 2.99 (0.5리터) |
| 14 | Wooden spoons 나무 요리수저 |
lakeland.co.uk | £ 1.99 (3개) |
| 15 | Heinz Tomato Ketchup 하인츠의 토마토 케첩 |
supermarkets | £ 0.68 |
| 16 | Rabbit jelly mould 토끼모양 젤리주형 |
antique and kitchenalia shops | |
| 17 | Traditional scales 전통적 계량저울 |
davidmellordesign.co.uk | £ 62 |
| 18 | Gingerbread cutter 생강빵 커터 |
dunelm-mill.com | £ 1.29 |
| 19 | Brown Betty teapot 브라운 베티 티포트 |
edwardschina.co.uk | £ 8.30 |
| 20 | Colander 여과기, 체 |
typhooneurope.com | £ 6 |
| 21 | Tagine 타진 (북아프리카식 요리냄비 겸 뚜껑) |
good cook shops and department stores |
|
| 22 | Dualit toaster 듀알리트의 토스터 |
dualit.com | £ 177 |
| 23 | Copper pans 구리 팬 |
divertimenti.co.uk | £ 71 부터 |
| 24 | Coleman’s Mustard Powder 콜만의 겨자가루 |
supermarkets | £ 1.15 |
| 25 | Kitchen timer 주방 타이머 |
lakeland.co.uk | £ 3.99 |
| 26 | Pendant light 팬던트형 주방조명 |
homebase.co.uk | £ 349 |
| 27 | KitchenAid Artisan mixer 키친에이드의 제빵믹서 |
kitchenaid.co.uk | £ 349 |
| 28 | Cow butter dish 암소모양 버터용기 |
deepuddy.co.uk | £ 28.50 |
| 29 | Peugeot ‘Reims’ pepper mill 뿌조의 ‘라임즈’ 후추빻는 기구 |
silvermytmeg.com | £ 34.95 |
| 30 | Fairy washing up liquid 페어리의 주방세제 |
supermarkets | £ 0.98 |
| 31 | Dartington Essential wine glasses 다팅톤의 와인컵 |
dartington.co.uk | £ 12 (2개) |
| 32 | David Mellor ‘Classic’ cutlery 데이빗 멜로어의 ‘클래식’ 커틀러리 |
davidmellordesign.co.uk | £ 54.50 |
| 33 | End Grain chopping board 나무결조각 모양의 도마 |
silvermutmeg.com | £ 89.95 |
| 34 | Mortar & Pestle 막자사발과 막자 |
Johnlewis.com | £ 16 |
| 35 | Skillet 스킬레(스튜냄비) |
headcook.co.uk | £ 18.95 |
| 36 | Marmite 마르미테의 소스류 |
major supermarkets | £ 1.06 |
| 37 | Mauviel roasting pan 모빌의 오븐용 구이팬 |
armorica.co.uk | £ 95 |
| 38 | Tate & Lyle Golden Syrup 테이트 엔 라일의 골든 시럽 |
supermarkets | £ 0.74 |
| 39 | ‘Squeezy’sauce bottle 소스통 |
Conranshop.co.uk | £ 2.95 |
| 40 | Double steamer 이중 찜기 |
Divertimenti.co.uk | £ 41.50 |
| 41 | Global knives 글로벌의 주방칼 |
Debenhams.com | £ 50 (vegetable knife) |
| 42 | Mason Cash mixing bowl 메이슨 캐시의 믹싱볼 |
johnlewis.com | £ 8 |
| 43 | ‘Made in England’ rolling pin ‘메이드인잉글랜드’의 반죽밀대 |
jathleenhills.co.uk | £ 34 |
| 44 | Salt pig 돼지코 모양의 소금통 |
Continental markets and kitchen shops | |
| 45 | Normann Copenhagen washing up bowl 노만 코펜하겐의 개수통 |
bodieandfou.com | £ 36.50 |
| 46 | A Favorite cookbook 클래식 요리책들(예: 엘리자베스 데이빗) |
||
| 47 | Mezzaluna 양수곡선칼(허브칼) |
divertimenti.co.uk | £ 26.90 |
| 48 | Balloon whisk 거품기 |
divertimenti.co.uk | £ 13.95 |
| 49 | Duralex ‘Picardie’ glasses 듀라렉스의 ‘피카르디’컵 |
Le-tom.com | £ 5.95 |
| 50 | Bialetti stove-top espresso pot 비알레티의 에스프레소 제조주전자 |
Lacafetiere.com | £ 22.99 (6잔 용량) |
이들 제품들은 주방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라고 한다. 이들 중에는 이미 대중적이 되어서 비싼 가격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것들도 있고, 버버리(Burburry’s)의 트렌치 코트가 곧 ‘바바리’인 것처럼 브랜드가 그 제품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22번 Dualit(듀알리트)의 토스터는 값이 20만원대를 훌쩍 넘어서는데 요즘 같이 만원대의 토스터도 나오는 시대에 과연 가격경쟁력이 있을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미 많은 영국가정에서 사용되고 있고, 주부들의 위시리스트에 빠지지 않고 들어있는 항목이다. 이것은 아마도 제품 출시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고수하여 오늘날에는 이것이 소위 50-60년대의 복고풍의 스타일로 남게 하는 동시에, 대량생산이 아닌 희소한 수공제품으로서의 명품이미지를 더하여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영국에서는 이러한 레트로풍의 가전제품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이러한 투박하면서 인간적인 기계 이미지의 제품들은 코티지풍의 전원적이면서 전통적인 주택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영국사람들의 집에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매우 현대적인 인테리어에도 포인트가 되어 선호되는 것 같다.
이러한 류의 복고풍 주방가전들로서는 AGA(아가)의 가스오븐레인지와 Smeg(스메그)의 냉장고가 있는데, 인테리어 잡지나 관련 TV 프로그램에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무엇보다 이들 제품들은 기술력과 함께 ‘British(브리티시)’ 디자인을 자랑한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 디자인에 매료되어 토스터기를 사고야 말았는데, 쓰면서 느끼는 것은 토스터기 하나로 주방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무엇보다 부속된 장치인 sandwich cage(샌드위치 케이지: 빵을 샌드위치용으로 만들거나 꺼내기 쉽게 만든 장치)나 warming rack(워밍렉: 토스터기 위에 남는 열을 이용해서 빵 위의 버터를 녹일 수도 있고 빵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치)의 아이디어를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Dualit vario toaster(듀알리트 바리오 토스터)와 warming rack(워밍 렉) (www.dualit.com)
영국의 기술력과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으로서 Aga 오븐(www.aga-web.co.uk)과, Smeg 냉장고 (www.smeguk.com)
이런 류의 디자인중심 제품들로는 27번 KitchenAid(키친에이드)사의 제빵믹서가 있다. 부피도 크고 무겁지만 유명 요리사들과 소비자들은 이 ‘Artisan mixer(아티잔 믹서)’를 사랑한다. 개인적으로 키친에이드의 질리지 않는 빨강색이 눈에 들어왔는데 앞서 말한 복고풍 제품들이 일반적인 가전제품과는 달리 색깔이 원색에서부터 파스텔색까지 다양하고 세련된 것이 또 하나의 강점인 것 같다.
KitchenAid(키친에이드)의 커피머신과 제빵믹서
(www.kitchenaid.com)
(www.kitchenaid.com)
이와 함께 매우 영국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제품들이 50선 안에 있는데, 차(tea)에 관련된 19번 Brown Betty Teapot(브라운 베티 티포트)라든지, 8번 Linen tea towels(린넨 티 타월), 10번 Cornish Blue(코니시 블루) 제품들, 11번 Emma Bridgewater(엠마 브리지워터)의 접시와 티포트, 그리고 4번 Butcher’s stripe apron(푸주꾼 줄무늬 앞치마)는 영국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비싸지 않은, 정말 대중적인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 중에서 몇 가지는 나 역시도 별 부담 없이 구비하여 영국에 살고 있다는 실감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국적이면서 대중적인 제품들. Brown Betty Teapot(브라운 베티 티포트), Emma Bridgewater(엠마 브리지워터)의 Black Toast(블랙 토스트) 접시, 린넨 티타월, Butcher’s stripe apron(푸주꾼의 줄무늬 앞치마)
주방용품 50선에서 우리 눈에도 익숙한 식료품들이 눈에 띄는데 바로 15번 Heinz(하인츠)의 토마토 케찹과 24번 Colman’s(콜만)의 겨자, 38번 Tate & Lyle(테이트 엔 라일)의 시럽, 36번 Marmite(마르미테)의 이스트 추출 소스이다. 사실상 우리가 이름을 부를 일이 없거나 요리에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지 시각적으로는 어디선가 본 듯하다. 이와 함께 영국에 오면 많은 가정에서 30번 Fairy(페어리)의 주방세제를 발견할 수 있는데 P&G(Procter & Gamble: 피엔지)사의 제품으로 라벨에 아기표시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해롭지 않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원래 초록색이 전형적인 페어리의 제품이었으나 요즘에는 다양한 향과 색깔의 주방세제와 세탁세제가 나오고 있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 Heinz(하인츠) 케첩, Marmite(마르미테) 소스, Colman’s(콜만) 겨자, Tate & Lyle(테이트 엔 라일)의 골든 시럽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47번 Mezzaluna(메짜루나: 양수칼), 17번 전통적인 저울, 23번 구리 냄비, 44번 Salt Pig(돼지코모양 소금통), 21번 Tagine(타진)
또한 이들 중에는 디자이너나 요리사의 이름을 걸고 성공한 제품들이 있다. 영국에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 요리사’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옥스포드 출신의 전직 기자였던 미모의 여성 요리사인 Nigella Lawson(나이젤라 로슨)의 2번 커피잔 모양의 계량컵 세트를 비롯한 주방용품 라인이 있고, Eastender(런던 동부출신의)인 서민적이면서 친근한 이미지의 Jamie Oliver(제이미 올리버)는 Tefal(테팔)에서 그의 이름을 건 제품들이 나오고 있고, 엄격한 요리훈련으로 유명한 전직 축구선수 출신의 Gordon Ramsay(고든 렘지)는 Royal Doulton(로열 달튼)의 프라이팬과 그의 프로그램을 협찬하는 Le Creuset(르쿠르제)가 있다. 그 외에 요리사는 아니고 주방용품의 편집매장으로 유명한 David Mellor(데이빗 멜로어)의 32번 커트러리와 그가 선정해서 판매하는 콜렉션도 있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 Jamie Oliver(제이미 올리버)의 Tefal(테팔), Nigella Lawson(나이젤라 로슨)의 계량컵, David Mellor(데이빗 멜로어)의 커틀러리와 Gordon Ramsay(고든램지)의 Royal Doulton(로열 달튼)
클래식 주방용품 50선 중에는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프랑스 5번 Le Creuset(르크루제)의 Casserole(캐서롤: 원래는 조리해서 바로 식탁에 따뜻하게 내놓는 원형 또는 타원형의 냄비를 일컫는데, 쉽게 말하면 내열냄비라 해서 우리나라의 가마솥처럼 오랜 시간 가열할 때 제맛이 나는 냄비이다)이나 이태리의 3번 Alessi(알레시)의 새모양 디자인의 주전자, 29번 Peugeot(뿌조)에서 나오는 요리에 사용하기도 하고 식탁에도 올려놓을 수 있는 소금, 후추 그라인더와 같은 비교적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도 들어있고, 13번 Pyrex(파이렉스)의 계량주전자나 49번 Duralex(듀라렉스)의 컵, 50번 Bialetti(비알레티)의 수동식 에스프레소 제조주전자는 가격은 부담스럽지 않지만 제품 자체가 이미 그 브랜드가 될 정도로 대중적이고 유명하다. 나도 크리스마스 이후 세일을 통해 르크루제의 캐서롤과 비알레티의 에스프레소 스토브탑 주전자를 마련하였다. 르쿠르제의 냄비는 정말 무거워서 실용성에 의문이 가지만 역시 다양하고 예쁜 색깔이 매력적이고 불의 종류와 요리방법에 상관없이 두루 사용할 수 있고, 오랫동안 끓였음에도 불구하고 타거나 눌러붙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자동식 커피메이커나 고가의 커피머신이 유행인데, 영국에 와서는 수동식으로 돌아가 커피원두도 수동식으로 돌려 갈아서 가스불 위에 올려놓고 수동식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먹는데 그 맛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Le Creuset(르쿠르제)의 Casserole(내열냄비), Peugeot(뿌조)의 소금후추 그라인더, Alessi(알레시)의 '새' 주전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Duralex(듀라렉스)의 컵, 7번 Le Parfait(르파르페)의 밀폐용기, 31번 Dartington(달팅톤)의 와인잔과 Fairy(페어리)의 주방세제, Pyrex(파이렉스)의 계량주전자
이런 추천상품들을 하나 둘씩 수집하는 것은 비용이 들어서 그렇지 매우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어차피 주방일을 위해서는 필수품인데 어떤 제품을 살지 고민할 필요없이 믿을 만한 선택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고, 1년이나 장기적인 계획을 짜서 세일이나 좋은 조건을 기다려 구매하는 지혜를 낼 수도 있다. 1년 중 가장 크게 세일을 한다는 크리스마스 후 1월까지의 세일기간을 이용할 수도 있고, 인터넷거래, 아울렛이나 공장, 벼룩시장, 경매나 자선 중고샵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 역시도 하나의 정보가 되고 전략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러한 목록은 가격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영국여행 중의 기념품으로 사거나 주변에 줄 선물리스트로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우리집에 하나 둘씩 오게된 제품들 – Dualit 토스터, Bialetti(비알레티) 에스프레소 포트, 푸주꾼 앞치마, Le Creuset 냄비와 프라이팬, Le Parfait 유리밀폐용기, 케찹용기
소위 우리는 명품의 희소성에 매료되어 아무리 고가여도 기꺼이 값을 지불하기도 하는데, 명품의 의미는 그 값 자체보다 제품의 질에 있는 것 같다. 대중적이면서 품질이 월등한 그런 제품들이 정말 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류에게 기여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오늘날 오랜 역사를 통해 살아 남은 대부분의 유럽의 명품들이 그렇듯이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도 아무리 사소한 용도의 물건이라도 시장의 반응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오랜 시간을 통해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믿음을 주고, 끊임없이 기술과 디자인 개발을 해 온 것이 명품으로 평가받는 관건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그런 역사나 설명을 건너뛰고 무조건 가격이 비싸면 명품으로 간주하고 경쟁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영국의 경우 가격은 주된 변수가 아닌 것 같다. 싸기 때문에 좋아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비싸기 때문에 추구하거나 거부하지도 않는 것 같다. 깜짝 놀라게 비싸도 대중적이기도 하고, 아주 저렴하지만 명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옛 스타일을 많이 담고 있는 집에서 앤티크를 보관하고 수집하면서, 매일 오후가 되면 혼자 또는 삼삼오오 차를 끓여서 마시는 시간을 즐기는 영국인들에게 이러한 제품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필수품인 동시에 명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나도 영국에 와서 사는 이상 영국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으로서 이런 제품들을 이용한 요리하기와 시식에 도전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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